LG TV/제품 리뷰

TV 찾아 삼만리 _ 리얼 TV 구입기(1)

LGTV 2007. 10. 16. 14:58

TV 찾아 삼만리 _ 리얼 TV 구입기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블로그 '레이토피아'의 주인장이신 '레이'님의 집에서 벌어진 TV와의 한판 에피소드. 고장에서부터 새로운 TV가 들어오기까지 사연과 구입을 위한 다양한 팁을 소개하게 됩니다. @ 블로그 에디터


혼한지 13년 만에 TV가 고장 났다. 잘 나오던 TV가 어느 날 갑자기 화면이 줄어 들면서 찌그러지고 소리만 들리는 것이었다. 옛날부터 써 오던 최고의 TV 수리법, TV 때리기를 시도해 봤으나 손바닥만 아프고 TV는 여전히 찌그러진 상태로 나왔다. 더 때렸다가는 TV를 잡겠다 싶어 때리기를 포기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아내가 해온 전자 제품 중에 청소기부터 시작해서 비디오, 세탁기, 냉장고를 다 바꿨다. 그러니 이제 슬슬 TV가 고장날 때도 됐다 싶었다. 그 동안 TV가 한 번도 고장나지 않고 참 용하게 버텨줬다는 그런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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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 고장났다


실 우리는 TV를 그리 많이 보는 집은 아니다. 결혼한 후 계속 둘 다 맞벌이를 하는 까닭에 평일에는 거의 TV를 보지 않고 주말에나 두어 시간 정도 켜 두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아이가 태어나고 초기에는 교육용 비디오를 보느라 TV를 많이 보긴 했다. 하긴 그 덕분에 제일 먼저 고장난 가전 제품이 비디오였다. 아무래도 아이가 직접 테이프를 넣었다 뺐다 하는 과정에서 무리가 생겼으리라.

이가 다 자라고 TV보다는 책이나 컴퓨터를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비디오는 점점 쓸데 없는 가전 제품이 되었고 자연스레 TV를 보는 시간은 또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던 해 겨울, 크리스마스 선물로 TV에 연결하는 비디오 게임기를 구입하면서 또 다시 TV는 우리 가족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TV 앞에서 온 몸을 흔들어 대야 했던 그 게임기 덕택에 TV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해 온 가족의 춤을 구경한 최초의 목격자가 됐다.

가족을 춤추게 한 게임기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TV는 또 조용히 한 쪽 구석을 차지하게 됐다. 게임기에 기본적으로 내장된 DVD 기능으로 간혹 새로 나온 영화를 빌려 보는 정도, 그리고 딸 아이가 좋아하는 풍선 터뜨리기 게임을 하는 정도로만 TV를 사용했다.

그러다가 다시
TV가 빛을 보기 시작한 건 동영상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는 이른바 Dvix 플레이어가 생긴 후였다. 카드사 포인트로 우연찮게 구입한 Dvix 플레이어에 드라마, 영화 등을 다운 받아 놓고 아무 때나 즐길 수 있으니 TV 방송에 얽매이지 않게 된 것이다. 게다가 5.1 채널 앰프와 스피커를 덩달아 설치해 두니 사방에서 들리는 사운드도 맘에 들고, 아무래도 자주 영화를 보게 됐다. 그러면서 항상 이런 얘기를 했다. 이제 TV만 바꾸면 된다고.

것도 시들해지면서 TV를 보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기만 했다. 평일에는 거의 TV를 켜는 일도 없었고, 가족들이 모두 쉬는 주말에나 연예 프로그램을 두어 시간 지켜 보는 정도였으니 TV가 처음에 고장났을 때는 그렇게 아쉽다는 생각은 별로 안 했다. 심지어는 그냥 저거 버리고 말자,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있는데 안 보는 것과 없어서 못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주말에 길어야 한두 시간 볼 따름이었는데 TV가 고장 나니 주말 내내 심심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럴 때 결론은 두 가지다. 고장난 TV를 다시 고쳐 쓰던지, 아니면 새로 사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고쳐 쓰는 걸 생각하긴 했다. 어차피 얼마 보지도 않는데 그냥 고쳐서 임시로 보자는 생각이 더 강했다. 그런데 얼마 전 18년 쓰다가 TV를 갈아 치운 부모님 댁 상황을 보니 고치느니 사는 게 더 나은 그런 상황이 될 것 같았다. 고치려고 A/S 기사를 불렀는데 기사 왈, ‘고치시느니 새로 하나 사시는 게 낳겠어요’ 했단다. 고치는 비용도 만만찮고 또 다른 고장이 날 가능성도 높았기 때문일 게다. 그래, 어차피 얼마 전에 새로 집 인테리어도 다시 했고, 안 그래도 뚱뚱한 구형 브라운관 TV - 완전 평면도 아닌 배불뚝이 브라운관 -가 좀 흉물스럽기도 했다며 아내도 흔쾌히 동의 했다. 그래, TV로 거실 분위기 살리는 셈 치고 하나 사자. 결정은 간단했다. 그런데 결정과 동시에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그럼 뭘 사지? 가전 제품은 대개 아빠가 결정하는 법. 아빠에겐 온 가족이 좋아할 만한 TV를 사오라는 특명이 떨어진 셈이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