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개 말로 ‘집안의 권력은 리모컨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리모컨을 쥐고 있는 사람이 집 안의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겠지요. 실제로 휴일이면 리모컨 쟁탈전이 벌어집니다. 아빠는 아빠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딸 아이는 딸 아이대로 자기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난 휴일, 미스터 X의 가정에서도 조그만 소란이 있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는 드라마를 보려 하고, 미스터 X는 스포츠 중계를 보려 했거든요. ‘모처럼 집에 있는 아빠를 위해 양보해’라는 주장과 ‘가족을 위해 아빠가 양보해'라는 주장이 첨예하게 부딪힌 거지요. 사실 양 쪽 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이거 참 골치아프게 된 거죠. 그렇다고 모처럼 행복한 주말 저녁에 가족들이 서로 얼굴을 붉힐 필요는 없잖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