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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를 3D로 변환? 아직은 불완전한 기술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6. 18:08

극장에서 3D 입체영상으로 제작된 ‘아바타’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한 번이라도 감상해 봤다면 ‘집에도 3D TV를 들여놓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앞으로 3D 입체영상이 쏟아져 나온다고 하고 신기한 3D 입체영상을 집에서 편하게 가족과 즐길 수 있다고 하니, 혹 TV라도 바꿀 때가 된 사람이라면 더욱 고민이 될만 하죠.

3D 입체영화도 극장가에서 블록버스터를 중심으로 계속 발표되고 있고 콘서트, 다큐멘터리 등 3D 입체영상으로 제작 출시할 다양한 콘텐츠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이 3D 입체영상으로 제작됐다 하고, 영화 ‘제 7광구’, ‘아름다운 우리’ 등이 3D 입체영화로 제작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 즐길 수 있는 3D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3D TV 구매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LG 인피니아는 입체영상 콘텐츠 확보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3D 입체영상을 송출하고 있는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 지난 해 말부터 제휴를 시작해 3D TV를 구매한 소비자가 보다 다양한 3D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해가고 있습니다.

말 많은 ‘2D to 3D 컨버팅’ 기능
 
최근 ‘2D 영상을 버튼 하나로 3D 입체영상으로 변환해주는 기능’으로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기능에 대해 보통 ‘3D 콘텐츠도 얼마 없는데 꼭 필요한 기능’은 아닐까라고 착각할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오리지널 2D 영상을 3D 입체영상으로 변환하는 기능, 그게 과연 가능할까요? 어떤 원리로 3D로 변하게 되는 것일까요?
 
3D 입체영상은 기본 원리는 사람의 양안 시차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입체영상이라고 느끼는 것은 눈에 보이는 원근감을 통해 입체로 느껴지는 것이죠. 인간 뇌의 원근감을 구분하는 원리를 이용해 입체영상을 제작하고, 평면 영상 위에서 3D 안경으로 두 눈의 시차를 제어해 3D 입체영상으로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3D 입체영상의 원리


그렇다면 2D 영상을 3D 입체영상으로 컨버팅하는 기본 원리는 어떨까요? 이 기술은 양안의 시차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화면 상에 제공된 정보를 일부 조정하여 마치 3D 입체영상과 비슷하게 보이게 하는 기술입니다. 인간의 뇌가 원근을 구분하는데는 두 눈의 시각 차이도 있지만, 이미 학습된 정보로도 구분이 가능한데, 2D 영상을 3D 입체영상인 것처럼 보이는 기술은 바로 이 학습된 정보 능력을 일부 이용하는 것이기에 완벽한 3D 입체영상 구현은 여렵습니다.

인간의 뇌는 사물이 겹쳐 있을 때, 앞에 있는 사물은 가깝고 뒤에 있는 사물은 멀다고 느끼고, 밝을 수록 앞에 위치하고 어두울 수록 뒤에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크기가 크면 앞에, 크기가 작으면 뒤에 있다고 느끼고, 선명한 사물은 앞에, 흐릿한 사물은 뒤에 있다고 느끼는 것이 바로 인간의 뇌가 학습하고 있는 원근감입니다. 실제로 사람은 한쪽 눈을 가리고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해 놓으면 사물의 원근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느껴지는 원근감은 바로 학습된 원근감이기 때문입니다.

뇌가 학습하고 있는 원근감 인식 예

따라서 2D 영상의 3D 입체영상 컨버팅 기능은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3D를 구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양안의 시차를 활용한 정확한 입체영상이 아닌 뇌가 학습하고 있는 것을 조작해 만든, 완전한 3D 입체영상이 아닌 2.4D 쯤 되는 부족한 기술인 것이죠.
 
보기에도 부담스러운 2D to 3D 컨버팅 기능
 
영상을 직접 보면 그런 문제점이 확연히 들어납니다. 드라마를 3D로 컨버팅 해보면 등장인물의 검은머리와 얼굴 윤곽, 얼굴에 지어진 음영이 모두 입체화되어 들쑥 날쑥 일그러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화면이 계속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빛에 반사되어 사물의 음영이 변할 경우 균일한 3D 표현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회사의 3D TV에 있다는 ‘2D to 3D 컨버팅’ 기능을 실행시키면 3D 영상모드의 입체감이 굉장히 얇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원근감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화면은 더욱 일그러지기 때문에 아주 약간의 3D 느낌만 살릴 수 있는 정도로 제한을 했기 때문이죠.

동일선상의 화면이지만 3D는 균일하게 적용되지 않음

스포츠 화면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선수들의 윤곽을 실시간으로 3D로 표현하다보니 균일한 영상표현이 어렵고 수시로 2D, 3D가 변합니다. 심지어는 동일 선상에 있는 화면도 한쪽은 2D, 한쪽은 3D로 균형이 맞지 않습니다. 영화 아바타를 극장에서 보신 분들은 기억하겠지만 자막이 균일하게 입체화 되어 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컨버팅 기능은 영상 안에 있는 자막을 따로 구분하지 못해 자막에도 불완전한 3D가 적용됩니다.

자막에도 3D가 불규칙적으로 적용됨

이렇게 보는 3D 입체영상이 정말 3D 입체영상일까요? 3D 효과가 거의 없고 불완전하게 계속 흔들리는 영상을 안경을 쓰면서까지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안경을 쓰고 본다고 해도 그렇게 불규칙적인 3D 화면을 보고 있으면 눈 건강에도 치명적이지 않을까요? 차라리 2D 영상으로 감상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작은 칩 하나가 2D 영상을 완벽하게 3D 입체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다면, 아마도 영화 ‘아바타’를 제작하는데 수 천 억 원의 제작비가 들 이유도 없었겠죠. LG 인피니아 신제품 발표회 때 참여한 블로거 한 분이 ‘모업체의 3D TV에는 2D를 3D로 컨버팅 하는 기능이 있는데 LG 인피니아에는 그런 기능이 없느냐’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당시는 너무 제한된 시간이어서 답변을 충실하게 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본 글이 그나마 그 답변을 보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D를 3D로 변환하는 기능은 소비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능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그 변환 기술이 완벽하지 않게 때문에 보다 나은 기술이 선뵐 때까지는 ‘2D to 3D 컨버팅’ 기능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2D to 3D 컨버팅’으로 3D 영상을 처음 감상한 사람이 ‘3D 영상은 원래 이런건가?’하고 실망하는 사례가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현재로선 3D 입체영상은 블루레이 타이틀로 정식으로 출시된 3D 입체영화, LG 인피니아와 스카이라이프의 3D 전용 채널을 통해 제공하는 리얼 3D 입체영상을 즐기시는게 가장 완벽한 3D TV를 즐기는 방법입니다. 앞으로는 점점 3D 입체방송 프로그램과 관련 콘텐츠가 늘어나게 될 것이므로 진짜 3D 입체영상을 즐기는 리얼 3D TV를 선택하시는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